하이프레스와 빌드업 – 끝나지 않는 전술 전쟁

 

누가 먼저 실수를 유도하고, 누가 먼저 압박을 뚫는가

현대 축구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하이프레스(high press)**와 **빌드업(build-up)**이다. 지난 10여 년간 전술 트렌드는 ‘누가 더 잘 압박하고, 누가 더 잘 풀어내느냐’의 싸움으로 귀결됐다. 게겐프레싱으로 유럽을 흔든 클롭의 도르트문트, 빌드업 축구의 교과서를 쓴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맨시티. 이 두 흐름은 여전히 현대 축구의 가장 치열한 전술 전쟁터다.


1. 하이프레스 – 압박으로 지배하라

하이프레스란 상대 수비 진영 깊숙이부터 강하게 압박해 빌드업을 차단하는 전략이다.

  • 장점:

    • 상대가 미처 정비하기 전 공 탈취 가능

    • 짧은 거리에서 곧바로 득점 기회 창출(xG 상승)

  • 대표 팀: 클롭의 리버풀, 투헬의 첼시, 나겔스만의 라이프치히

리버풀의 경우 살라–마네–피르미누가 전방에서부터 압박해 상대 빌드업을 무력화했다. 이 압박은 단순 체력전이 아니라, **조직적 트리거(pressing trigger)**를 기반으로 한다. 상대가 측면으로 공을 돌리거나, 등진 상태일 때 압박을 개시해 실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2. 빌드업 – 압박을 풀어내는 기술

빌드업은 하이프레스를 뚫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발전했다.

  • 핵심 원리: 골키퍼부터 시작해 짧은 패스와 움직임으로 공을 전진

  • 요소:

    • 센터백의 패스 능력

    • 풀백의 인버팅

    • 미드필더의 탈압박 드리블

  • 대표 팀: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 사리의 나폴리, 사비의 바르셀로나

빌드업이 성공하면 상대 압박이 무너지고, 곧바로 수적 우위를 가진 공격 전환이 가능하다.


3. 전술 전쟁의 대표 사례

  • 2019 UCL 4강 리버풀 vs 바르셀로나

    • 1차전에서 바르사 빌드업이 압박에 흔들리지 않았지만, 2차전 안필드에서는 리버풀의 하이프레스가 완벽히 통하며 4-0 대역전극이 나왔다.

  • 2021 UCL 맨시티 vs PSG

    • 맨시티는 PSG의 전방 압박을 빌드업으로 뚫으며, PSG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결국, 하이프레스와 빌드업의 대결은 승부의 향방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된다.


4. 데이터로 본 하이프레스 vs 빌드업

  • PPDA(압박 강도 지표): 숫자가 낮을수록 압박 강도가 높음. 리버풀·라이프치히는 최저 수준.

  • 빌드업 성공률: 맨시티는 리그 최상위. 센터백–미드필더 간 패스 연결 성공률이 90% 이상.
    데이터는 결국 두 전술이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는 걸 보여준다.


5. 균형의 문제

  • 하이프레스 리스크: 체력 소모 극심, 뒷공간 노출.

  • 빌드업 리스크: 실수 시 바로 실점 위기, 골키퍼의 발밑 능력 필수.

결국, 최고의 팀은 한쪽만 고집하지 않는다. 맨시티도 필요할 땐 롱볼로 전환하고, 리버풀도 빌드업을 병행한다. 균형이야말로 현대 전술의 정답이다.


6. 결론 – 끝나지 않는 전쟁

하이프레스와 빌드업의 대결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압박이 더 정교해지면, 빌드업도 더 진화하고, 그에 맞서 새로운 압박 방식이 등장한다. 이 전술적 전쟁이야말로 축구를 끝없이 흥미롭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 독자 참여 질문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을 더 선호하시나요? 압박으로 상대를 질식시키는 하이프레스, 아니면 침착하게 풀어내는 빌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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