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의 ‘포지셔널 플레이’ 완벽 해부

 EPL 전술 혁명의 핵심, 공간을 지배하는 축구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다시 한번 정상권을 유지하는 데에는 단순히 ‘좋은 선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 중심에는 펩 과르디올라가 집요하게 발전시켜온 **‘포지셔널 플레이(Positional Play)’**가 있다.

1. 포지셔널 플레이란?

포지셔널 플레이는 단순히 “공격 시 위치를 유지하는 전술”이 아니다. 경기장을 다섯 개 혹은 여섯 개의 ‘존(zone)’으로 나누고, 각 존에 한 명 이상의 선수가 겹치지 않게 위치해 공간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볼 점유율만이 아니라,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하고 공격 전개 속도를 유지하는 핵심 원리다.

펩의 전술 철학에서 중요한 것은 위치의 유연성이다. 예를 들어, 하프스페이스(센터백과 풀백 사이 공간)를 점유하는 미드필더는 언제든 윙어나 풀백과 역할을 교환해도 된다. 단, 원칙은 하나 — “같은 라인에 같은 역할을 두 명 이상 두지 않는다.”

2. 실제 경기에서의 구현

올 시즌 맨시티의 빌드업 장면을 보면, 중앙 수비수와 수미(로드리)가 3백 형태를 만들고, 풀백(주로 존 스톤스)이 미드필드로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상대 1선 압박을 간단히 우회하며 수적 우위를 중앙에서 확보한다.

흥미로운 점은, 홀란드 같은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포지셔널 플레이에서도 ‘정적인 피니셔’가 아닌 공간 개방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의 움직임이 상대 수비 라인을 끌어내면, 하프스페이스에 있는 데브라이너나 베르나르두 실바가 곧바로 침투하며 골 찬스를 만든다.

3. 장점과 한계

장점은 분명하다.

  • 압박 회피 능력: 상대가 전방 압박을 걸어도, 공을 가진 선수가 항상 2~3개의 패스 옵션을 갖는다.

  • 공간 창출: 선수의 움직임 자체가 공간을 만드는 전술 구조.

  • 전환 속도: 볼을 잃더라도 조직적인 포지션 덕분에 역습 차단이 쉽다.

그러나 한계도 존재한다.

  • 포지션 이해도가 낮은 선수는 전술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 지나친 점유 중심은 ‘속도전’을 즐기는 팀에게 취약할 수 있다.

  • 체력 소모가 커 시즌 후반부에 퍼포먼스 유지가 어렵다.

4. 다른 팀과의 비교

아르테타의 아스널이나 데 제르비의 브라이튼 역시 포지셔널 플레이를 기반으로 하지만, 맨시티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은 이유는 선수 개인의 전술 숙련도와 공간 해석 능력의 차이다. 펩은 단순히 포메이션을 짜는 것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에게 **‘언제, 어디서, 왜 그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지’**를 학습시킨다.

5. 결론 – ‘위치’가 만든 왕조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 영입보다 전술적 훈련과 위치 이해도를 우선시했다. 그 결과, 맨시티는 단순히 강한 팀이 아니라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구조적 강자가 되었다. 포지셔널 플레이는 단순한 전술이 아니라, EPL 전술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축구 철학이다.


💡 독자 참여 질문
여러분은 ‘포지셔널 플레이’가 앞으로 EPL을 지배할 전술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이미 대응책이 나올 시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동의 축구 투자 – 돈이 바꾸는 판도

젠더 다양성과 축구 – 무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가

유소년 육성과 축구의 미래 – 아카데미 시스템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