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첼로티의 ‘플랜 B’ 운영법

 

유연함이 만든 빅매치 해결사

펩 과르디올라나 위르겐 클롭이 ‘전술적 일관성’과 ‘철학의 관철’로 유명하다면, 카를로 안첼로티는 그 정반대 지점에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축구판에서 흔치 않게 **“선수에게 맞추는 전술가”**이며, 이를 가능케 하는 핵심 무기가 바로 ‘플랜 B’ 운영 능력이다.

1. 플랜 B의 정의 – 변칙이 아니라 ‘맞춤형 해법’

안첼로티의 플랜 B는 단순히 공격수를 한 명 더 넣는 전술 변경이 아니다.
그의 접근은 상대의 약점을 읽고, 보유 전력을 최적화하는 맞춤 설계에 가깝다.
예를 들어, 2021-22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PSG·첼시·맨시티를 연달아 꺾을 때, 그는 매 경기 다른 빌드업 구조와 압박 강도를 설정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내 전술은 선수 명단과 상대 분석에서 나온다.
고집은 철학이 아니라 제약이 될 수 있다.”

2.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플랜 B 구현

안첼로티의 플랜 B는 주로 중원·전방 조합 변화에서 나타난다.

  • 중원 구조 조정: 크로스-카세미루-모드리치의 3미드필더 조합에서, 상대 압박이 강할 경우 발베르데를 넣어 전진성과 압박 저항력을 동시에 확보.

  • 전방 전술 전환: 벤제마 중심의 점유형 빌드업에서, 후반에는 비니시우스의 측면 돌파와 롱볼 전환으로 역습 강화.

  • 수비 라인 조율: 고라인 수비가 불리할 땐, 알라바·뤼디거를 이용해 중저블록으로 전환 후 역습 대비.

3. 데이터로 본 유연성

UEFA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안첼로티 감독이 지휘한 레알은 2021-22 챔스 토너먼트에서

  • 경기당 평균 점유율 57%

  • 경기당 롱패스 비율 14%

  • 경기당 슈팅 패턴 3가지 이상(중거리·침투·세트피스)
    을 기록했다.

이는 한 가지 전술 틀에 고정되지 않고, 매 경기 전술 매뉴얼을 바꿔 적용했다는 걸 보여준다.

4. 장점과 한계

장점

  •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

  • 상대 전술 변화에 신속 대응

  • 장기 토너먼트에서 ‘전술 피로도’ 최소화

한계

  • 시즌 내내 전술 일관성이 약해질 수 있음

  • 일부 선수는 경기마다 역할이 변해 혼란을 겪을 가능성

  • ‘고유 철학 부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음

5. 다른 명장들과의 비교

  • 펩 과르디올라: 전술 원칙 고수, 선수 영입·교육으로 체계 유지

  • 위르겐 클롭: 강한 색깔 유지하되, 일부 구간에서 조정

  • 안첼로티: 고정 틀이 아닌, 경기별 맞춤 설계 중심

결국, 안첼로티는 ‘플랜 A’를 밀어붙이기보다, 플랜 B·C·D까지 준비해 두는 전략가다.

6. 결론 – 빅매치의 해답

안첼로티의 플랜 B는 ‘준비된 변칙’이다. 토너먼트에서 강팀을 연달아 꺾을 수 있었던 이유도, 매 경기 다른 옷을 입는 전술 유연성 덕분이었다. 이 철학은 레알 마드리드라는 스타군단과 만났을 때, 무적에 가까운 경기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 독자 참여 질문
여러분은 ‘플랜 B’ 중심의 전술 운영이 리그 장기전에서도 유효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토너먼트에서만 통하는 전략이라고 보시나요?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동의 축구 투자 – 돈이 바꾸는 판도

젠더 다양성과 축구 – 무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가

유소년 육성과 축구의 미래 – 아카데미 시스템의 힘